전후가 바뀌긴 했는데, 곧 쓸 글의 주제인 마우스를 바꾸었다. 매번 만 원도 안 하는 싸구려 쓰다가 이번에 무려 2만 원짜릴 샀는데, 이걸 사고 보니까 간이 부어서 FPS가 땡겨왔다.

그렇다고 외국산 FPS를 하자니 사람이 너무 적은지라(그리고 그 적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남아 쌓은 내공이 있는지라 거의 전부 괴수다) 국산을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잘 가던 PC방에 마침 헉슬리 광고가 몇 개 붙어있길래 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게임 업계는 역시 나와는 맞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얼마 플레이하지도 않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게임 자체의 짜증과 더불어 지금까지 플레이했던 한국 게임들에서 느꼈던 모든 짜증이 함께 기억나고 있었다.

왜 한국 게임들은 항상 같은 곳에서 날 짜증나게 만드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데 괜히 나 혼자 지랄하는 걸까.

일단 가입.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다. 와... 요새는 반대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게 대세인데 훌륭하게 역행한다. 게다가 웹사이트 첫페이지부터 뜨고뜨고 또 뜨는 액티브엑스 설치...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액티브엑스 도배에다, 실행 파일 없이 웹페이지에서 게임 실행하는 방식(내가 이걸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행파일만 실행시키면 될 걸 일일이 브라우저를 열어서 찾아가야하기 때문이다. "국산" MMORPG들이 동접자 뻥튀기하려고 죽어도 경매장 시스템은 동원하지 않는 것처럼, 사이트 히트 수 올리려고 하는 수작이겠지). 당연히 파이어폭스나 그 외 브라우저에서는 실행이 안 된다. 실행은 커녕 사이트 로그인도 안 된다.

시스템 불안정. 동일 PC 방의 두군데 자리에서 해봤는데 1곳에선 튕겼다. 계속, 끊임없이... 클라이언트 강제 종료인데도 프로세스 리스트에는 남는데다 강제 종료도 불가능, 재실행도 안 되고 해서 무조건 리부팅을 해야했다. 5번 튕겨서 리부팅하고 그 자리는 포기했다. 그 PC방은 하드미는 주기가 꽤 짧다... 결국 원인불명. 언토 엔진은 3은 몰라도 1, 2는 안정성으로 이름이 높았고 3도 예외는 아닐 것 같은데 좋은 엔진에다 도대체 뭔 짓을 한 건지...

그리고 설명 부족. 오디오고 그래픽이고 이게 무슨 옵션이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려줘야 조절을 하든가 말든가 할 것 아닌가? 게임에서 사용하는 키는 튜토리얼에서 알려줘야 할 것 아닌가? 전후좌우 키가 디폴트로 뭔지도 알려주지 않고 "빛나는 화살표 따라 움직여라" 이게 대박을 노리는 FPS 게임의 튜토리얼의 첫단계인가? 정작 게이머가 게임 시작하고 궁금해할 건 하나도 알려주지 않은 채 훈련소에 던져놓으면 게이머는 사용키와 화면 구성 등을 알아서 배우던가 사이트에서 찾아야 한다. DIY 교육인가?

몹 디자인은 모델링 하나 해놓고 이름이랑 스킨 바꿔가면서 대체 몇마릴 우려먹는건지... 캐릭터 만들고 처음 들어가는 초보존의 모든 몬스터를 모델링 하나로 다 때워버리는데, 얼마나 저예산으로 만들길래 그러는지 불쌍할 정도였다.

RPG의 레벨과 아이템이든 FPS의 계급이든 노가다성은 20년 가까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게임의 필수 요소이므로 이 부분은 설명할 필요도 못 느낀다.

마지막으로 탈퇴. 공인인증서나 휴대폰 인증이나 신용카드를 요구한다. 난 휴대폰이 제대 선물로 아버지가 자신 명의로 해주신 거라 휴대폰 인증이 안 된다. 신용 카드 없다. 공인인증서는 전에 만들어둔 게 있는데 안 처먹는다... 수미쌍관이라고, 가입할 때도 이걸 요구하든가... 들어올 땐 니 마음대로 들어와도 나갈 땐 니 꼴리는대로 못 나간다고?

언토 3 엔진을 갖다 써도 한국인이 만들면 한국 게임이 맞긴 맞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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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스 2008/07/08 03:18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베타라서 그런가...;
    시스템이 어쨌건 난 일단 해보고 싶은데 할 곳이 없네;;; 신오쿠보까지 나가서 피씨방 가봤자 펜4 3Ghz 1Gddr GF6600 쓰는 동네라;

    • DGDragon 2008/07/08 19:40  수정/삭제

      베타는 시스템 다 잡고 컨텐츠 다 갖추고 큰 버그 역시 다 잡고 자잘한 거나 잡아낼 때 하는 게 베타고 -_- 특히 한국에서의 공개 테스트는 테스트가 아니라 거의 정식 서비스로 받아들여지니만큼 현 시점에서 저 상태라면 게임으로 돈 벌기는 포기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본다.

  2. OpenID Logo 위드 2008/07/08 12:5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랑 같군요.
    같은 이유로 저도 한국 온라인게임은 정을 못붙이고있습니다.

    예전엔 플래닛사이드라는 게임을 두어달 했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됬는지 모르겠어요.

    fps는 아니지만 한국유저 적당히 있는 eve온라인은 어떠신지.
    게임내에서 한국어채널 들어가면 평균 30~40명은 있어요.
    14일 무료로 가입해서 충분히 해보고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게임이죠.

    http://www.eve-online.com/
    http://www.eve-kor.com/orig/

    이래저래 전 외국게임 스타일인것 같네요.

    • DGDragon 2008/07/08 19:42  수정/삭제

      전 와우를 했습니다. 지금도 와우를 합니다. 앞으로도 와우를 할 것 같습니다. -_-

      스타일을 얘기하자면 전 사실 패키지 게임 스타일입니다. 사서, 깔고, 엔딩보고, 언인스톨하고, 소감문 하나 블로그에 쓴 뒤 패키지 보관하는... 그런 패턴이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 안 따라주네요.

  3. 수시아 2008/07/15 19:30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짜피 디아3 나오면 다 버로우 탈 게임들입니다.

    • DGDragon 2008/07/17 21:16  수정/삭제

      뭐라 답할지 3일 동안 고민했음...

      디아블로 3는 언제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때까진 해먹고 살아야쥬;

  4. sh 2008/07/21 10:25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의 까대는 스킬은 나날이 늘어가는듯 (좋은 의미)

  5. 미르 2008/07/22 00:13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이 까요 ㅋㅋㅋ 확실히, 웹젠은 정신을 못 차렸다랄까 ;;

    • DGDragon 2008/07/22 21:11  수정/삭제

      원래 웹젠은 성공할 역량이 처음부터 없는 회사였음...

      조악하게나마 비유를 하자면 PC방 사업이 승천하는 용처럼 성장할 때 거기에 운 좋게 붙어 따라올라간 원숭이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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